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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생각노트

1.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된 이유 - 영포자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에서 미국 IT 회사 입사하기까지

  고등학교 진학을 결정할 당시 시골 동네에 사는 나로서는 여러가지 선택 범위가 없었다. 보통 어느정도 공부를 하면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것이 보통이고 그렇지 않으면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현재는 실업계 고등학교라는 말 대신 특성화고, 마이스터고로 분류되며 졸업 후 취업과 대학 진학 중에서 선택하게 된다.) 정말 애매하게도 딱 중간 정도의 성적을 유지했는데, 공부하는 것 보다는 노는 걸 더 좋아했다. 하루는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다가 어떤 날은 사육사가 되고 싶었다. 그러다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주최하는 검색 대회에 참가(* 문제를 주고 검색을 하여 답을 빠르게 찾아내는 대회) 하거나 영상 제작 프로그램인 프리미어 교육을 듣고 나서 컴퓨터를 쓰는 직업도 꽤나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나름 인문계 고등학교를 갈 것인가, 실업계 고등학교를 갈 것인가 고민하다가 TV에서 '나는 용의 꼬리가 될 바엔 뱀의 머리가 될거야' 라고 말하는 학생드라마를 보고 뱀의 머리(?)가 되보기로 결심했다. 실업계 고등학교에 가서 상위권을 노려보자.

  입학하자마자 성적이 어느 정도 되는 아이들은 '전산부'라는 동아리에 가입 제안을 받았는데, 전산부는 스파르타식의 IT 사관학교 같은 느낌이었다. 5명 정도의 팀원으로 각자 하나의 전산 기술을 연마한 후, 도 단위 혹은 전국 단위의 IT 대회에 참가하여 수상을 목표로 하는 동아리였다. 선후배 관계도 돈독해서 같이 밥을 해먹기도하고 함께 워크샵을 다녀오기도 했다. 수업시간 외에는 모두 대회 준비를 위해서 시간을 쏟았다. 첫차타고 학교오고 막차타고 집에가는 일정에 주말에도 나와서 연습을 하는 삶이었지만 뱀의 머리(?)가 되기로 결정한 나는 3년 동안 탈퇴없는 동아리 활동을 했다. (이때부터 내 존버 능력을 키울 수 있었던 것 같다..)

  크고 작은 대회에서 수상을 하기도 하고 마지막에는 충청남도에서 주최하는 직업박람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당시에 전자책을 만들었는데 컴퓨터 자격증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문제를 풀고 인터넷 강의를 볼 수 있는 플래시 기반의 책이었다. 3년 동안의 노력이 결실로 이루어지는 순간이어서 당시의 감동은 꽤나 컸다. 전산부 활동을 하고 수업도 나름 열심히 듣다보니 처음엔 반 1등으로 시작해서 전교 1등을 계속해서 유지했다. 좋은 내신을 유지하며 졸업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내 시험 점수 중에 항상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존재가 있었다. 영어다. 기본이 없어서인지 수업을 들어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 때 당시만해도 영어에 대해선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냥 못했고 하고 싶은 마음도 크게 없었다. 없어도 그럭저럭 살만 했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자주 말씀해주셨다. '영어 공부를 하면 대학을 가서나 앞으로 일을 할 때도 큰 도움이 될거야' 그런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앞으로 영어 때문에 겪을 일들은 당연하게도 알지 못했기 때문에...


관련 시리즈는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여 이동 가능합니다.

영포자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에서 미국 IT 회사 입사하기까지 2 [영어점수 때문에 휴학을 결정하다]

영포자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에서 미국 IT 회사 입사하기까지 3 [30살이 되기 전에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

영포자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에서 미국 IT 회사 입사하기까지 4 [1년 동안의 홀로서기 - 아일랜드로 떠나다]

영포자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에서 미국 IT 회사 입사하기까지 5 [어서와, 영어 회의는 처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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